연기성 성격장애

[연기성 성격장애]

1. 연기성 성격장애의 특성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의 특성을 행동 영역, 감정 영역, 사고 영역, 대인관계 영역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1) 행동 영역

* 마치 연기를 하는 것 같은 행동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 주고 인정해 줄 것 같은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재빨리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행동하고자 한다. 마치 상황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은 배우이고 다른 사람들은 청중이며, 자신은 그 청중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 자신의 내면에 이러한 생각이 있다는 것을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

*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려는 외모

자신의 외모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고 '예쁘다' '매력적이다' '멋있다'라는 평가를 듣고 싶어한다. 즉 이들은 부지불식간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자신의 모습에 대해 평가할 것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편하고 실용적인 옷보다는 몸매가 드러나는 옷차림이나 귀엽고 멋있어 보이는 옷차림을 선호한다. 중요한 점은 사람의 관심을 끈다는 궁극적 목표 하에 예쁘게, 멋있게, 튀게 자신의 외모를 꾸민다는 것이다.

* 이성에 대한 유혹적인 행동과 성적인 의미

관심을 끈다는 맥락에서,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은 이성에게 유혹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 괜히 애교 있는 목소리를 내고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눈웃음을 치는 여자, 또는 여자들에게 뭔가 암시하는 듯한 그윽한 눈빛을 보내고 지나치게 친절을 베푸는 남자를 상상해 보라. 노골적인 유혹이 아니더라도 이들은 이성으로서 관심을 끄는 행동을 자주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자기의 행동이 어떻게 보이는지, 자기 내면에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어떤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한다.

2) 감정 영역

* 감정이 지나치게 풍부하다

'그 사람 너무하네' 하는 정도의 감정을 느낄만한 상황이라면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정도의 분노를 느낀다. 또 '참 잘된 일이네' 정도로 느낄만한 상황이라면 '아, 정말 너무 너무 행복하다' 는 기쁨을 느낀다.

*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깊이가 없다

상대가 나를 좋아해 주는 것 같으면 금방 기분이 좋아졌다가 조금만 잘 대해 주지 않는 것 같으면 금방 기분이 상하고 시무룩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감정이 쉽게 변하다 보니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극단적이라고 할 정도로 강렬하지만 실상은 깊이가 없고 피상적이며, 자신의 깊은 내면의 진솔하고 진정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기분이 아주 좋을 때는 직무 수행이나 공부에서 더 좋은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분이 처져 있거나 우울할 때는 늘 하던 일도 제대로 못 하거나 책임을 져야 할 일도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포기해 버릴 수 있다.

* 마음 깊은 곳에 흐르는 부정적인 감정

마음 깊은 곳에 열등감 및 이와 관련된 심한 우울감, 이를 자꾸 자극하는 다른 '잘난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감정이 피상적으로 흐르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외면하고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즉 내면의 부정적 감정을 느낄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피상적인 감정을 과장되게 극단적으로 부풀리기 때문이다.

* 채워지지 않는 애정 욕구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의 애정 욕구는 매우 필사적이며 가히 탐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애정과 관심에 대한 욕구는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빠진 독과 같아서 성이 차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이 밑빠진 독이 비기 시작하면 우울하고 불안해진다.

* 어린아이 같은 의존 욕구

다른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의지하려 하고 상대방이 자신을 위해주고 보살펴줄 것을 지나치게 기대한다. 따라서 이러한 부적절한 기대 때문에 좌절과 분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 자신의 판단이나 의사 결정이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에 의해 지나치게 좌지우지되며, 이러한 패턴이 계속 반복되면 더욱 자율적으로 행동하기 어렵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 반복적인 시기와 질투, 적개심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나 애정이 주어지면 '다른 사람에게 애정을 빼앗기는 것'이라고 느낀다. 또한 관심을 쏟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자기에게 동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기 때문에 자신이 받아야 할 관심과 인정을 가로챌만한 소지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 심한 경쟁심을 느낀다. 또 자신보다 관심을 더 받는 것 같은 사람에 대해 매우 강한 시기심과 적대감을 느낀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시기심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 하는 채로 상대방의 결점을 찾아내려고 한다.

* 지나친 예민성과 피해의식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자기 존중감이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지가 그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그 결과 다른 사람의 행동에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신에게 무관심 하다고 느낄 때는 강한 분노와 피해의식을 느낀다. 이러한 피해의식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쉽게 해석해 버리는 경향성이 크게 기여한다.

* 감정에 몸을 맡겨버리는 충동성

감정에 대한 이성의 통제력이 잘 발달되지 못하여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이나 분노에 휩싸이면 해야 할 일도 쉽게 내팽개치고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감정을 터트려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반면에 지나치게 감정을 억누르고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 성욕은 어떤 충동이 든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려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극단적 억압과 충동적인 분출은 매우 불규칙하게 반복된다.

3) 사고 영역

* 자신의 인상에 근거한 모호한 상황 지각

어떤 상황에 처할 때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행동을 볼 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실들을 머리 속에 있는 그대로 잘 '입력'시키지를 못하고 자신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서 그 상황이나 상대방이 나에게 준 '인상'만 기억하는 경향이 많다. 이러한 경향성 때문에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못하고 자기가 주관적으로 가졌던 인상과 느낌을 판단의 잣대로 삼게 되어 선입견 혹은 잘못된 신념으로 인해 생각의 왜곡이나 오해가 발생한다.

* 인지적 오류

상황에 대한 해석과 판단이 비합리적으로 왜곡된 자동적 사고를 말한다.

* 이분법적 사고

흑 아니면 백이라는 사고를 말한다. 예를 들면 '전적으로 사랑 받고 인정받는다'와 '인정과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한다'라는 두 가지의 극단적인 상태만 있는 것처럼 판단을 내린다.

* 과잉일반화

이분법적 사고의 오류는 과잉일반화의 오류에 의해 부정적 파급 효과가 더욱 증폭된다. 예를 들면 한번 실수가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에게는 '나는 정말 무능력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또한 어떤 사람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을 '나의 대인 관계에 문제가 있다' 혹은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로 과도하게 일반화되는 경향이 있다.

* 정서적 추리

자신에게 느껴진 감정을 자신의 생각과 해석의 증거로 삼는다. 예를 들면 '저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안하고 지나갔는데 내가 화가 난 걸 보니 저 사람이 인사를 안한 것은 나를 무시한 것임에 틀림없어'라는 식이다. 여기에서 '인사를 안 한다는 것은 나를 무시한 행동'이라는 왜곡된 자동적 사고로 인해 열을 받는 분노 감정을 느끼게 된다.

* 부정적인 내현적 자기개념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사람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되어있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자기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4) 대인관계 영역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은 알고 지내는 사람은 많으나 깊이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들의 대인관계는 처음에는 굉장히 열성적이고 진심을 쏟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불안정하고 극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 자기가치감의 원천으로서의 대인관계

계속해서 인정을 받아야만하고 조금이라도 인정받지 못한다 생각되면 편안하고 안정적인 자기가치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

* 관계의 피상성

처음에는 친절하고 좋은 인상을 남겨 사람도 쉽게 사귀지만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자기 공개를 더욱 많이 해야 할 상황이 되면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은 상대방이 자기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 자기를 싫어하지 않을까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을 드러내는데 대해 주저하게 된다. 그러면 상대방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이 진실하거나 깊이가 있지 못하고 매우 피상적이고 방어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어 관계를 발전시키기가 어렵게 된다.

* 과도한 친절과 배려

지나치게 상대방을 배려하고 과도한 친절을 베풀어 오히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싫어할까 봐 상대방에게 친절하고 더 잘 해주려는 동기가 자리잡고 있다.

* 상황에 맞지 않는 자기개방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은 때로는 상대방과 그렇게까지 친밀해지지 않았는데도 '아주 친한 것처럼'여기고 충동적으로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공개하기도 한다. '친해져야 한다'는 절박한 욕구가 이들로 하여금 이렇게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이것이 심적 부담감으로 작용하여 관계에서 후퇴하고 싶은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의심, 피해 의식적인 해석과 분노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하고 늘 막연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 분노와 적개심이 쌓이게 되고, 이러한 감정은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의 행동이나 말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 된다. 그러면 상대방도 감정이 상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직접적으로든 우회적인 방식으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때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의 피해의식은 다시 확증되고 이로써 악순환은 계속된다.

* 충동적 수동 공격적인 감정표현

피해의식과 분노 감정은 매우 수동적인 방식, 예를 들어 비꼬는 말을 은근히 던져놓고 홱 지나가버리는등의 행동으로 표현되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뭔가 꼬집어 화를 내기는 어렵지만 속을 긁어 놓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5) 방어기제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의 흐름, 그리고 그 진정한 의미에 대한 통찰력이 없다. 또한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애정을 받기 위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지적을 받아도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와 같이 그들이 사용하는 방어기제는 내적인 갈등과 어려움을 부인하고 억압하는 것이다. 이 방어기제는 어린 시절부터 학습해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광범위하고 지나친 감정 표현 및 관심 끌기의 행동 양상이 성인기 초기에 시작 하여 여러 상황에서 나타나며, 다음의 다섯 개(이상) 항목을 충족시킨다.

1. 자신이 관심의 초점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편해 한다.

2. 다른 사람과의 행동에서 흔히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성적으로 유혹적이거나 도발적인 행동이 특징적이다

3. 빠른 감정의 변화 및 감정 표현의 천박성(감정 표현이 피상적)을 보인다.

4.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항상 육체적 외모를 사용한다.

5. 지나치게 인상적으로 말하면서도 내용은 없는 대화 양식을 가지고 있다.

6 .자기 연극화, 연극조, 과장된 감정 표현을 한다.

7. 피암시성이 높다(예: 타인 또는 환경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음)

8. 대인관계를 실제보다 더 친밀한 것으로 생각한다.

2.연기성 성격장애의 진단

- 정상 성격과 성격장애의 경계선 -

성격장애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정상적인 성격 특성들이 지나치게 경직되게, 너무 광범위하고 부적당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즉 정상 성격과 성격장애는 연속선상에 있으며 정상 성격의 극단적인 형태가 성격장애이다. 사실 무 자르듯 선을 그어서 정상성격과 성격장애의 경계선을 지정할 수는 없다. 비록 '장애'라는 진단명을 붙여 질병처럼 취급하고 있지만 이것은 성격장애를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치료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미국정신의학회도 기본적으로 성격장애를 질병으로 보는 범주 모델을 택하고 있지만, 위에 서술한 성격의 연속성, 즉 차원적 모델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3. 연기성 성격장애 진단의 역사

히스테리(hystery)란 말은 원래 희랍어의 hyteron(자궁)에서 유래되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는 이미 인간의 어떤 특정한 성격 특성이나 신체적 증상을 히스테리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여자의 자궁(hysterus)과 관련이 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에서는 히스테리적 신체 증상의 이면에 심리적인 원인이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블로이어와 프로이드는 다양한 마비 현상과 감각결핍 현상을 보이는 여자 환자 안나 O.에 대해 함께 연구하면서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의식적인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결과를 정리하여 [히스테리]연구라는 책으로 출간하였다. 이는 현대 심리치료역사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바, 그 이전까지만 해도 심리적인 원인으로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DSM-Ⅰ: 1952년에 진단 기준 마련. 이때는 히스테리 현상을 해리반응(심리적 갈등과 원인에 의해 갑자기 기억 상실)과 전환반응(심리적 원인과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남, 예: 팔의 마비)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DSM-Ⅱ: 1968년에 개정. 이때는 히스테리성 신경증과 히스테리성 성격으로 구분.

*DSM-Ⅲ: 1980년에 개정. 히스테리현상에 대해 현재 정신의학 분류체계가 사용하고 있는 여러 가지 진단을 처음으로 정리.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는 히스테리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연기성 성격장애 진단 범주를 마련하였다.

a. 신체형 장애

심리적 원인에 의해 신체 증상이 생기는 장애: 전환장애, 위장병 등의 신체형장애, 심리적 원인으로 통증을 느끼는 심인성 동통장애, 건강염려증

b. 비 전형적신체형 장애

앞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심인성 신체 증상

c. 해리장애

심인성 기억 상실증, 심인성 둔주(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완전히 잊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 버리는 것), 다중 성격, 이인화 장애(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것),

d. 비 전형적 해리장애

*DSM-Ⅲ-R: 1987년 개정판, 진단 명이 바뀜

심인성 통증장애->신체형 통증 장애

비전형적 신체형 장애->신체형 장애

*DSM-Ⅳ: 1994년 개정, 진단 명이 바뀜

신체형 통증장애->통증 장애

심인성 기억 상실증->해리성 기억 상실

심인성 둔주->해리성 둔주

다중 인격장애->해리성 정체성 장애

현재 '히스테리'는 신체적 원인이 없으면서도 심리적 원인에 의해 여러 가지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신체형장애, 심리적 원인에 의해 의식 상태나 정체감에 장애가 생기는 해리장애, 그리고 위와 같은 증상들이 극적으로 나타나기 보다는 성격적으로 어떤 히스테리 특성을 보이게 되는 연기성 성격장애로 분류되어 있다.

연기성 성격장애가 독립된 진단명이 된 것은 DSM-Ⅲ에서부터 였다. 히스테리성 성격과 연기성 성격은 비슷한 성격 특성을 보이고 구별 없이 혼용되어 쓰이는 경우도 많지만, 연기성

성격장애가 장애 정도도 보다 심하고 발달 초기에 문제가 있으며, 임상적 특징이나 핵심 병리등도 다르게 보는 견해도 있다.

4,연기성 성격장애의 원인

1) 정신역동 이론

정신역동이론에서는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를 인생초기에 '자기가 형성되는 시기'에서 비롯되는 문제들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즉 0-3세사이에 '모성결핍'을 겪은 아이들은 자기체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들을 겪을 수 있으며 3-7세 무렵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시기 역시 히스테리 성격장애를 고착화시킨다.

가) 여성의 경우

① 생후 3세 이전에 엄마의 보살핌이 부족하면 자신의 의존욕구를 충족시켜 줄 대상으로 아빠를 주목하게 되고, 아빠의 주의를 얻기 위해 교태를 부리고 정서를 극적으로 연출하는 것이 필요함을 학습한다. 이런 여성들은 '아빠의 작은 소녀'로 계속 남아 있으려는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성숙한 성적인 측면을 억압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이성에 대한 행동은 성적 욕구보다는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즉 히스테리 환자들의 이성에 대한 유혹적인 태도에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보호하고 받아들여지고 싶다'라는 무의식 동기가 내재되어 있다. 때로는 성적으로 매우 문란한 행위를 하는 여성들조차도 실제로는 성적인 즐거움 자체는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어머니의 따뜻한 보살핌이기 때문이다. 연기성 성격장애 여성들은 무의식적으로 아직도 어머니의 사랑과 가슴을 그리워하고 있으며, 이를 대신할 상대로서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② 히스테리성 성격의 여성들은 오이디푸스시기에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남성인 아버지처럼 엄마를 물리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과 타협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성차를 자각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그래서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동요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추구해야할 대상을 엄마로부터 아빠로 바꾸지 못한 채 엄마에 대한 무의식적인 애착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히스테리성 성격 장애자들은 자신들에게 영원한 사랑과 칭찬을 해줄 수 있는 이상화된 대상에 매우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그러한 이상적인 대상이 아닌 실제 인물과의 관계는 지루하고 좀처럼 매력을 못 느끼게 된다.

나)남성의 경우

히스테리성 성격의 남성들은 엄마에게 강한 애착을 가진 채로 오이디푸스시기에 들어간다. 그들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나르시스 적인 상처를 안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채 엄마에게 애착된 채로 남아 동일시를 통해 수동적이고 여성적이 된다. 이들에게는 어떤 여성도 엄마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여성들에게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2) 인지행동 이론

가) 인지도식

인지행동 이론에 있어서 연기성 성격장애자가 되는 이유는 그들에게 연기성 성격적인 인지도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인지행동 이론가이자 치료자인 베크(Beck)는 인지도식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나는 재미있고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다.

@내가 행복하려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거나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을 계속 내 곁에 붙잡아두지 않으면 더 이상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은 사람들을 감탄하게 하거나 즐겁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아주 우호적으로 반응해 주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은 아주 무례한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무시한다면 그건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아야 한다.

@나는 열심히 생각하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나는 '내 안에 있는' 느낌으로 다 알 수 있다.

@내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면 사람들은 내 약점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나는 지루한 것은 참을 수 없다.

@어떤 것을 하고 싶어지면 나는 그것을 꼭 해야만 한다.

@내가 극단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때만 사람들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합리적인 생각과 계획보다 감정과 직관이 훨씬 더 중요하다.

위에서 열거한 생각을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이 늘 인식하면서 살아간다는 뜻은 아니다. 이러한 신념은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머릿속에 늘 떠올라 있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어떤 상황에 직면할 때 떠올라 생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에게는 '나는 뭔가 부족하고 못난 가치 없는 사람이다'라는 핵심 신념이 있다. 이러한 신념은 '나는 부족하고 못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어야 한다'라는 신념으로 발전하게 된다. 즉 '나는 혼자서는 살아갈 능력이 없으므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내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는 셈이 된다. 따라서 '내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나는 사랑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모든 사람한테 사랑을 받아야 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거절당해서는 안 된다'라는 신념이 파생된다.

나) 왜곡된 인지도식의 원인

①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학습됨:

애교를 부리고 귀엽게 굴면 부모가 자꾸 그런 측면에 대해서 칭찬해 주고 사랑해 주며 보살펴 주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사랑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아이들은 당연히 부모가 사랑해 주는 행동을 자꾸 하게 된다는 것이다.

② 부모가 하는 행동을 보고 배우기도 한다:

부모중의 누군가가 연기성 성격 성향이 있을 때 보고 배움.

3) 밀론(Millon)의 생물사회적 학습 이론

가) 어린 시절의 과잉자극

여기에서 자극이란 매우 광범위한 개념으로 주변사람의 말이나, 행동, 칭찬, 처벌,상황 변화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런데 이러한 자극이 지나치게 풍부하고 다양했거나, 다양한 자극이 짧고 불규칙한 방식으로 여러 번 주어졌거나, 그 자극이 지나친 긴장을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어린 시절에 자극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더 크게 경험했던 사람은 나중에 성장하여 다른 사람이라면 100 정도의 자극에 느낄 수 있는 만족을, 자극이 200정도는 되어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 과잉자극을 받았던 사람은 웬만한 자극에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기성 성격장애자들은 다른 사람의 웬만한 칭찬이나 관심에는 만족을 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이다.

나) 비 일관적인 양육방식

비 일관적인 칭찬과 관심은 아이의 성격에 영향을 미쳐 아이는 칭찬이나 인정 등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발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려고 노력한다. 또 다른 사람이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인정을 해 주었을 때만 '나는 괜찮은 사람이구나'하는 느낌과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구나'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정을 받아야하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그 아이는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매달리게 되고,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스스로에게 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는 생각을 부지불식간에 갖게 된다.

다) 부모 모델링

부모가 연기성 성격의 소유자일 때 보고 배우게 된다.

라) 형제자매와의 경쟁

밀론은 어린 시절부터 다른 형제자매들보다 자신이 부모의 관심을 더 끌려면 더 귀여워야하고 더 애교를 부리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사실은 그렇지 않은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경쟁구도로 판단하여 자신이 과거에 학습한 전략, 즉 연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다시 구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마) 아동기의 과잉 기대

귀여운 아기, 예쁜 소녀나 멋진 소년이라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다른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 주어졌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나는 당연히 관심을 받아야 한다'는 기대를 늘 갖게 만든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인정에 익숙해져 있고 항상 관심받기를 기대하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의 외적 매력을 연기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그렇게 행동하려는 경향을 반복하게 된다.

바) 부모의 비 일관적인 가치관

부모의 가치관이 일관되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때 아이는 각 상황이 무엇을 바라는지 재빨리 파악해서 거기에 자신을 맞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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